지금도 찾아가는 기적 · 질문 12
토리노 수의는 교회가 인정한 기적인가요?

질문: “예수님 얼굴이 찍힌 천이라고 하던데, 교회가 진짜라고 인정한 것 아닌가요?”
교회의 답: 아니에요. 어떤 교황도 진정성을 선언한 적이 없어요. 요한 바오로 2세는 1998년에 수의를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신심의 대상인 이콘”이라고 부르면서, 교회는 진정성을 판단할 권한이 없고 그 문제는 과학에 맡긴다고 밝혔어요.
이 천이 지나온 길도 알아 둘 만해요. 역사가 확인하는 첫 기록은 1350년대 프랑스 리레예요. 기사 조프루아 드 샤르니가 그리스도의 진짜 수의라며 내놓았는데, 그가 어디서 얻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요. 그리스도의 매장에서 그때까지 1300년의 공백이 있어요. 1453년에 사부아 왕가로 넘어갔고, 1532년 샹베리 화재 때 은제 함이 녹아 흘러내려 접힌 천을 태웠어요. 그 자국이 지금도 남아 있어요. 1578년에 토리노로 옮겨져 지금까지 그곳에 있어요.
근대 연구는 사진에서 시작돼요. 1898년 5월 28일, 아마추어 사진가 세콘도 피아가 처음 촬영했는데 암실에서 음화를 꺼내 들었을 때 흐릿한 얼룩이 사람의 얼굴로 떠올랐어요. 즉 천의 상 자체가 음화처럼 작동해요.
인정 범위: 없어요. 그런데도 한국어 자료에서는 거의 언제나 ‘공인 기적’으로 소개돼요.
반박: “1988년에 연대가 측정됐어요.” — 옥스퍼드·애리조나·취리히 세 실험실이 각각 측정해 1989년 『Nature』에 실린 결과는 1260년에서 1390년 사이, 신뢰수준 95퍼센트였어요. 리레에 나타난 1350년대와 맞아떨어져요. 1389년에는 트루아의 주교 피에르 다르시가 교황에게 “한 화가가 자기가 그렸다고 자백했다”는 각서를 보냈어요. 회의론의 원점이 교회 내부 문서예요.
다시 물으면: “그럼 끝난 이야기인가요?” — 아직 아니에요. 2005년 연구는 시료의 성분이 본체와 다르다고 주장했고, 2019년에는 영국박물관을 상대로 한 법적 청구로 원자료를 확보한 연구자들이 보고값이 공개되지 않은 방법으로 변환됐고 자료가 이질적이라며 재측정을 요구했어요. 2022년에는 엑스선 산란으로 아마 섬유의 열화를 측정해 1세기로 추정한 논문도 나왔어요. 다만 2026년에 흐름이 다시 바뀌었어요. 1988년에 잘라 낸 시료 조각 두 점을 직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그 조각이 본체와 일치하고 오염의 증거가 없다고 결론지었거든요. ‘중세 수선 부위를 잘라 냈다’는 반론의 근거가 약해진 거예요.
한 문장 답: “교회가 인정한 기적이 아니야. 가장 많이 연구된 유물이고, 논쟁은 몇 년마다 방향이 바뀌는 중이야.”